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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5-05 18:54
부처님오신날 축시
 글쓴이 : 원오사
조회 : 9,240  

부처님오신날 축시

                     

                      이해인 / 수녀·시인




부처님!

당신께서 오신 이 날

세상은 어찌 이리 아름다운 잔칫집인지요!




당신의 자비 안에

낯선 사람 미운 사람 하나도 없고

모두가 친구이고 가족이고 도반이고 애인입니다




세상이란 둥근 연못 위에

한 송이 연꽃으로 피고 싶은 사람들이

연꽃을 닮은 꽃등을 거리마다 집집마다 달고 있네요!




절망을 넘어서는 희망

미움을 녹이는 용서

분열을 메우는 평화만이

온 누리에 온 마음에 가득하게 해 달라고

두 손을 활짝 펼쳐 등을 달고 있네요!

그 따뜻하고 진실한 염원의 불빛들이 모여

세상을 환히 밝혀줍니다. 이웃을 행복하게 해 줍니다




때로는 힘겨워 눈물 흘리면서도

각자가 최선을 다하는 삶의 자리에서

부처님을 닯게 해 달라고 성불하게 해달라고

정결하게 합장하며 향을 피워 올리는 이들의

어진 눈길을 사랑합니다! 맑은 음성을 사랑합니다!




부처님!

당신께서 오신 이 날

세상은 어찌 이리도 겸손한 도량인지요!




산처럼 깊고 바다처럼 넓은

당신의 자비 안에서

사람들은 서로 먼저

감사하다고 두 손 모으네요!

서로 먼저 잘못했다 용서 청하며

 밝게 웃을 준비가 되어 있네요!




진정 사랑으로 거듭나면

정토가 되는 이 세상

오늘은 당신 친히 가장

큰 연꽃으로 피어 나

그윽하고 황홀한 향기로

온 세상을 덮어주십시오

웃음을 잃은 어둔 세상에

거룩하고 환한 웃음으로 오시어

우리를 기쁨으로 놀라게 해 주십시오




부처님오신날은 

또한 우리의 생일 평범한 일상에서

충만한 법열을 맛보는 날마다 새날 날마다 좋은 날

청정한 마음으로 가꾸어 청정한 삶 이루어가게 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