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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8-21 09:22
우란분절 법문
 글쓴이 : 원오사
조회 : 6,888  

계사년 우란분절

어느 때에 수미산 꼭대기의 도리천에서 인간 세상을 내려다보던 제석천왕이 한 신하에게 명하기를, 인간 세상으로 내려가 가장 아름답다고 느껴지는 것을 가져오되 가장 아름다운 것 하나면 된다고 하자, 신하는 즉시 인간세상으로 내려가 가장 아름다운 것 하나를 찾아 헤매었고 마침내
그 아름다운 것은 세 가지로 압축되었습니다. 

그 하나는 꽃이었습니다. 누가 보아 주거나 외면하거나 상관없이 때가 되면 활짝 피어 사람들의 마음을 밝게 해주는 꽃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습니다. 다른 하나는 아기였습니다. 누구를 속일 마음도 해칠 마음도 없는 아기의 티 없이 맑은 눈망울과 천진스럽기 그지  없는 아기의 해 맑은 웃음이 신하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세 번째는 어머니였습니다.  우는 아기에게 젖을 물려주는 어머니, 똥오줌이 묻은 기저귀를 갈아주는 어머니, 잠을 재우기 위해 아기의 등을 두드려 주는 어머니의 얼굴에는 언제나 사랑이 넘쳐흘렀고 그와 같은 어머니가 참으로 아름답게 느껴졌던 것입니다.

제석천왕께서 가장 아름다운 것 하나만을 가져오라고 하셨는데 꽃과 아기와 어머니의 아름다움은 하나같이 감동케 하니 어느 것을 택하고 어느 것을 버릴까 고민 끝에 결정을 하지 못한 신하는 제석천왕의 호된 질책을 각오하며 이 세 가지 모두를 데리고 도리천으로 올라갔습니다. 뜻밖에도 제석천왕은 아주 유쾌하게 웃으실 뿐 꾸지람도 별 말씀도 없었습니다. 얼마의 세월이 흘렀고 신하는 인간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 무엇인지를 저절로 알게 되었습니다. 

언제나 활짝 피어 있을 줄 알았던 꽃은 시들었고, 티 없기만 할 줄 알았던 아기는 자란 후 마음이 변했습니다. 그러나 아기 곁에서 젖을 먹이며 미소 짓던 어머니의 사랑은 언제나 한결같았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부모님의 사랑입니다. 부모님의 사랑은 조건도, 바라는 것도 없습니다. 마냥 베풀고 또 베풀기만 하는 무조건적인 사랑입니다. 

  아놀드 J 토인비가 “장차 한국 문화가 인류에 기여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부모를 공경하는 효 사상일 것”이라고 했으며,

조선시대 진묵대사는  ‘태중에서 열 달 동안 품어주신 그 은혜/ 어떻게 갚사오며/ 슬하에서 삼 년 동안 길러주신 그 은혜/ 결코 잊을 수 없나이다/ 만세에 만세를 더 사신다 하셔도/ 자식의 마음에는 오히려 부족하거늘/ 인생 백년이라고들 하는데 백년도 다 채우지 못하셨으니/ 어머니의 수명은 어찌 그리 짧으십니까’

서포김만중선생 문학비에는 남해에 유배 중이던 김만중이 1689년 9월 25일 모친의 생일에 쓴 ‘사친(思親)’이라는 시가 적혀 있다. 시의 내용은 ‘오늘 아침 사친의 시 쓰려 하는데/ 글씨도 이루기 전에 눈물 먼저 가리우네/ 몇 번이나 붓을 적시다 도로 던져 버렸나/ 응당 문집 가운데 이 시는 빠지겠네’. 
목주도명睦州道明(780-877) 선사는 황벽희운 선사의 수좌로 임제 스님의 진가를 알아차리고 그를 황벽 선사께 인도한 분으로 잘 알려져 있는 분입니다. 
한편 목주 선사는 늙으신 어머니를 봉양하기 위해 고향에 있는 개원사 주지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는 절에 들어 온 시물施物, 즉 삼보정재三寶淨財를 축내지 않기 위해
낮에는 사중寺中 일을 보고 밤에는 남모르게 짚신을 삼아 번 돈으로 어머니를 봉양했습니다.
또한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도 짚신을 삼아 새벽에 몰래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길가 나뭇가지 위에 걸어놓고 나그네들이 헤진 짚신을 바꿔 신고 가도록 했다고 하여 진포혜陳蒲鞋라는 별칭도 얻었습니다.

부처님은 부모의 은혜에 대한 최상의 효도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사람들이 부모님 은혜를 아무리 갚아도 다 갚지 못하느니라. 팔 다리를 주물러 드리고, 목욕을 시켜드리고, 대소변을 받아낸다 하더라도 그 은혜는 다 갚지 못하느니라. 왜냐하면 자식들을 위해 그보다 더 많은 것을 하시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 갚을 수 있는 최상의 효도가 있느니라.
 
믿음이 없는 부모님께 믿음을 심어드리며,
부도덕한 부모님께 바르게 사시도록 일깨워 드리며,
인색한 부모님께 베풀며 사시도록 일깨워 드리며,
어리석은 부모님께 지혜로운 삶을 사시도록 일깨워 드리는 것이 부모님의 은혜를 진정으로 갚는 것이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