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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6-07 10:24
월호스님 초청법문 7월7일 목요일
 글쓴이 : 원오사
조회 : 6,448  

“눈을 돌려라.” 지난 5월28일 금강산 기슭의 고성 건봉사. 이천 행불선원장 월호스님의 법문에 사람들은 귀를 의심했다. 하지만 이어진 말에 모두들 귀가 솔깃했다. “우리는 눈이 바깥으로 열려 있어 남의 허물만 봅니다. 눈동자를 돌려서 이젠 자기를 바로 봅시다.” 모두 웃었다.

“여러분! 상황은 그저 돌일 뿐입니다.” 이번엔 무슨 말인가. “걸려 넘어지면 걸림돌, 딛고 일어서면 디딤돌.” 월호스님의 유쾌한 법문은 등공대길 걷기대회에 참석한 이들의 운동화끈을 기분좋게 조여줬다.

1천여명 동참 ‘성황’

식전행사가 열리자 바쁜 스케줄을 마다않고 먼 길을 달려온 가수 박현빈은 ‘샤방샤방’한 목소리로 “아주 그냥 죽여줘요~”라며 열창을 했다. 이어서 무대에 올라온 월호스님은 “박현빈이 분위기를 죽여버렸다”며 농담을 하면서 “아주 그냥 살려줘요”라고 가사를 바꿔 노래를 부르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행불선원합창단도 합세해서 팔정도를 담은 율동과 노래를 선보여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드디어 등공대길 걷기 시작. 건봉사 뒤편으로 뻗은 산길따라 약 2km 남짓한 산책로다. 해탈의 길이라고 불린다. 월호스님 추천으로 행불선원에서 온 버스만 8대. 전체 참가자는 1000여명에 달한다.

등공이란 육신이 살아있는 그대로 허공으로 날아오르면서 몸은 벗어버리고 영혼만 부처님의 연화세계로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건봉사 북쪽에 위치한 등공대에 얽힌 설화는 흥미롭다. 건봉사에서 1만일(27년 5개월)동안 기도하던 스님들이 신라 원성왕 3년(787년) 건봉사를 중심으로 사방 허공으로 떠올라 날아가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졌다.

육신의 허물은 땅에 떨어뜨리고 맑고 밝은 정신만 등공한 것이다. 그 후 세월이 흘러 1900년대인 광무 4년에 들어 스님들의 다비식을 거행한 곳이라 해서 ‘소신대(燒身臺)’라 불렸다.   
 
등공대를 오르는 사람들은 이 설화는 가슴에 새기면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마음으로 서원했다. “탐진치 없애고 삼보를 취하는 것이 마음수행”이라는 월호스님의 법문을 들으면서 한걸음씩 내딛었다.

‘새벽부터 일어나 엄마 등쌀에 밀려 억지로 끌려왔다는 이유리(28, 서울)씨는 “직장생활하다보면 토요일은 금쪽같은 휴가인데 휴식을 뒤로하고 막상 와보니 공기도 상쾌하고 마음에 여유를 갖게 된 것 같아 행복하다”며 “오길 잘했다”고 말했다.

수원에서 새벽밥을 먹고 이번 행사에 동참한 박민수(40)씨는 “등공대길이 해탈의 길이라는 설화가 깃들어 있어 마음에 들었다”며 “갑갑한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북녘과 맞닿아 있는 금강산에 오르니 생활에 큰 활력을 얻은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엄마 아빠 손잡고 등공대길에 오른 김승현(11, 서울 선유초등 5)양은 “올라가는 길이 조금 힘들긴 했지만 내려오니까 기분이 상쾌해졌다”며 “다음에도 이런 걷기대회가 열리면 꼭 참석하고 싶다”고 말했다.

관동별곡 800리 걷기 문화축전의 일환으로 열린 이 날 행사는 세계걷기운동본부(이사장 정운찬)와 불교신문이 공동으로 주관했다. 행사 이튿날인 29일엔 화진포 광장에서 화진포 걷기행사가 열렸다.

[불교신문 2724호/ 6월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