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격
양반 두 사람이 푸줏간에 들렀습니다.
첫째 양반이 말했습니다.
"어이 박상길이, 고기 한 근만 줘."
둘째 양반이 말했습니다.
"박 서방 나도 한 근만 주게."
고기를 받아들자 첫째 양반이 소리를 질렀습니다.
"이 놈아 같은 한 근인데 내 것은 왜 이리 작으냐?"
푸줏간 주인 박상길이 말했습니다.
"예, 손님 고기는 상길이라는 상놈이 자른 것이고,
이 어르신 고기는 박 서방이 잘랐으니 다를 수밖에요."
아주 작은 구멍을 토해서도 햇빛이 새어나듯이
말 한 마디에도 자신의 인격을 드러냅니다.
김원각│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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