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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8-05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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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두 박첨지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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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돌부처
 조회 : 3,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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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많은 사람들은 보았을지 모르겠는데, 우리 젊었을 때에‘산두 박첨지’라는 허수아비 놀이가 있었다. 동네 한 복판에 빈 터가 있으면 기둥을 네 개 세우고 포장을 치고 사람들이 모이면 산두 박첨지 놀이가 시작 되는데, 기둥 넷은 우리 몸이 땅·물·불·바람의 네 가지 요소로 크게 나누어 구성되어 세상에 사는 것을 표시하는 것이다. 박첨지 놀이가 시작 될라치면 포장을 둘러친 위로 허수아비들이 탈바가지들을 뒤집어쓰고 나와서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는데, 그 허수아비들을 줄로 조정하는 것은 포장 밑의 사람들이 한다. 밑에 사람들이 줄로 당겨서 하지마는 허수아비들이 말할 때는 입도 열고 춤도 추어서 정작 허수! 아비가 자기들이 하는 것처럼 보인다.
처음에 부채가 흔들흔들하며 나타났다가 지나간 뒤에, 한 영감이 나오는데 아주 털보 영감이다. 탈바가지 털보 영감이다. 손으로 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오늘은 사람 참 많이 모였다.” 하는데 여기 남녀들이 이렇게 많이 모인 것이 너희들이 아니라 모두 나처럼 부모의 탈바가지를 쓴 것들이란 말이다. 그리고 또 너희들 마음 가운데 번뇌 망상이 마치 내 수염 같이 많이 붙어 있다는 말이다. 그 다음에는 여자 남자 허수아비들이 한패거리가 나와서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며 세상의 애정에 집착하는 인간상을 펼쳐가며 입도 맞추고 옆에 놈을 쥐어박기도 하며 한참 재미있게 논다. 또 사자 호랑이 등 ant 짐승들의 탈이 출연하여 놀다가 이번에는 스님네가 두엇이 나와서 절을 짓는데 흥겹게 노래와 장단을 맞추어 가며 짓는다.
에루 화산에 절을 지어 뚝딱
에루 화산에 절을 지어 뚝딱
노래를 부르며 뚝딱 뚝딱 하다가 절을 순식간에 하난 지어 놓는다. 절을 다 지어 놓고 법상을 차려 법사가 나와 법문을 한다. 법상에 올라 앉아 주장자로 법상을 탁 치고 게송을 읊기를,
다만 범부의 생각만 모두 비우거라
별로히 성현의 知解란 게 없느니라
但盡凡情
別無聖解
간단한 법문이지만 그 법문이 참으로 좋다. 범부의 생각만 비우면 되는데 그것이 붙어서 아무것도 안 된다. 법문을 그렇게 간단히 끝내고 주장자를 또 한 번 탁 친다. 누가 이런 법을 냈는지, 법문하는 허수아비도 모르고 듣는 사람들도 모르지만 참 좋은 법문이다. 무슨 소리인지 알지도 못하는 소리를 한ㅇ 마디 해 놓고는 법문 다 했다고 법상을 치운다.
용이 나오고 사자도 나오고 별별 구경거리 다 보여주다가 나중에는 홍동지라는 일곱 여덟살 가량 되는 어린 아이가 발가벗고 나오는데, 자지가 어찌나 크던지 제 키보다 더 큰 자지를 어깨에 울러 메고 나와서 그것으로 이리치고 저리 치고 한다. 춤추고 노래하던 놈도 때리면 어디로 갔는지 없어지고 법사도 치면 없어지고 용이고 사자고 모조리 때려서 다 때려서 없애는데 자지로 때리면 없어지니 구경꾼들이 웃고 야단법석이다. 우습지만 홍동지의 자지에 인생의 근본 문제가 붙어있고 그것이 법의 방망이요, 智慧의 방망이인 것이다. 이 방망이로 사람도 치면 없어지고 짐승도 치면 없어지고 절도 없어지고 무엇이든지 치기만 하면 없어지는, 부처도 치고 조사도 치는 법방망이인 것이다.
높고 높아 아이가 발가벗고 씻은 듯 맑아
홀로 하늘과 땅을 거니는데 누가 나를 벗하랴
巍巍落落淨裸裸
獨步乾坤誰伴我
이 게송이 우리가 찾으려 하는 自性자리 그 당체를 바로 드러내 놓은 것이다. 이 게송이 홍동지가 발가벗고 나온 소식이다.
산두 틀에 허수아비 놀리는 것을 보아라
밀고 당기는 것이 전부 속사람의 짓이다.
看取柵頭弄傀儡
推傘全借裡頭人
속사람은 곧 사람들의 주인공이다. 그러니 자기들이 춤추고 노래하고 오고 가고 하는 것이 아니라, 밑에서 사람이 하는 것이다. 우리가 가고오고 하는 것도 모두 속사람이 하는 것이고, 눈이 보고 귀가 듣고 발로 가는 것이 아니라 전부 속사람이 하는 것이다. 속의 사람을 모르고 그냥 물질에 집착되어서 매일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아프다고 하니, 세상에 나와서 그렇게 고통스럽게 살 바에야 무엇 하러 나오기는 나왔느냐 말이다. 여러분들은 내가 세상에 살다가 죽어서 언제 땅 밑으로 들어가겠나, 그것을 알아야 한다. 설령 칠십 팔십을 산다 해도 인생의 一度는 육십이니, 사십을 산 사람은 이제 이십이 남았구나, 삼십을 산 사람은 이제 삼십이 남았구나, 이렇게 회계를 대야 한다. 이렇게 해야 도 닦을 발심도 되고 용기가 난다. 언제 죽을지 모르면서도 계획은 그저 천 년 만 ! 년 사는 것과 같이 생각하니 틀린 일이다.
그림자 없는 기러기는 일천 시내 달에 날고
돌사자 동으로 향해 울부짖는데 하늘에 두우별은 서쪽으로 옮기네.
無影雁飛千澗月
石獅東吼斗移西
할 한 번 하고 법좌에서 내려오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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