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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3-08 13:32
육조스님 말씀
 글쓴이 : 돌부처
조회 : 3,822  
법좌에 올라 주장자를 세 번 치시고 이르시기를

  진리는 말이 없는 것이다. 서로 쳐다보기만 해도 되고 손을 들기만 해도 거기에 법문이 다 있는 것이다.
  육조 스님의 말씀을 인용하여 보기로 하자.

  말이 통해야 되고 마음이 통해야 된다 (說通及心通). 그렇게 되면 밝은 해가 허공에 찬연히 빛나는 것과 같은 것이다(如日處虛空).
  모든 불보살이 다 나의 성리性理를 보도록見性 말하여(唯傳見性法), 출세하여 삿된 종宗을 타파함이로다 (出世破邪宗).  법에는 돈오頓悟와 점수漸修가 없지만 (法卽無頓漸)
 미오迷悟가 다만 문제이고 깨닫는 데에 더디고 빠른 것이 있을 뿐이다(迷悟有遲疾).
  지혜가 있으면 어떤 소리를 듣든지 일문천오一聞千悟로 하나를 들으면 천 가지를 깨닫는 것이다. 눈만 껌벅해도 서로 통해야 될 것인데 워낙 지혜가 어둡고 업장이 두꺼우니 이런 말을 해도 무슨 말인지 깜깜한 것이다. 그래서 다만 부처님과 조사 스님들이 나의 성리를 보도록 말한 것이지 다른 것을 말하지 않았다.

  다만 이 견성하는 문을(只此見性門), 어리석은 이들이 그것을 다 알지 못한다(愚人不可悉).
  말로 하자면 천 가지 만 가지로 벌어지지만 (說卽雖萬般) 이치에 합하면 하나로 돌아가는 한 이치이다 (合理還歸一).

  원효스님 말씀에 “이치 없는 것이 지극한 이치요 그렇지 않은 것이 크게 그렇다”고 하였는데 성인이 아니면 하기 어려운 말이다. 그러니 말을 하면 천 가지 만 가지 있지만 그 이치는 둘이 아니고 하나로 돌아간다는 말이다.

  번뇌의 집 가운데(煩惱暗宅中), 지혜의 밝은 해가 항상 빛난다(常須生慧日). 저 해가 비록 구름 속에 들어 있지만 해의 광명은 항상 변하지 않고 그냥 있듯이 우리의 본성 밝은 그 자리는 항상 그 자리에 있다. 우리 중생이 온갖 번뇌와 진노심塵勞心 가운데 있지만 그 자리는 지혜의 태양과 같이 항상 밝은 자리인데 어둡기 때문에 미迷하여 있다. 이 마음은 지극히 고요하면 맑아지고 맑아지면 밝아지고 밝아지면 통한다. 이 밝은 마음을 깜깜하게 하고 있기 때문에 지혜가 없는 것이다.

  삿된 것이 오면 번뇌가 생기고 바른 것이 오면 번뇌가 사라진다(邪來煩惱至 正來煩惱除).

  늘 말하지만 얼굴에 바를 정자를 써 붙이고 다니면서 마음은 항상 삐뚤게 쓰고 있다. 그러니 삿된 마음도 쓰지 말고 바른 마음도 쓰지 말아야 한다(邪正俱不用). 사가 있으면 정이 있고 정이 있으면 사가 있으니 사정邪正에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사와 정이 다 떨어지면 여지없이 청정한 그 자리가 나타난다(淸淨至無餘). 
 보리菩提는 깨달음이니 그 보리자성菩提自性에〔菩提本自性〕삿된 마음을 일으키면 곧 망녕된다〔起心卽是妄〕.

  맑고 청정한 마음을 바르게 쓰면 일체 장애가 다 떨어진다〔淨心在妄中 但正無三障〕.

  인데 세상 사람들이 만약 이 도를 닦으면〔世人若修道〕,모든 일에 방해 될 것이 없으니〔一切盡不妨〕, 내가 무슨 허물이 있나 없나 하는 것을 항상 살펴야 되고〔常自見己過〕내 허물이 없으면, 도를 더불어 마땅한 것이다〔與道卽相當〕.

  색류色類에 모두 도가 있어〔色類自有道〕, 저마다 서로 방해롭든지 어려움이 없다〔各不相妨惱〕. 이 삼라만상에 모두 법문이 있고 진리가 있고《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도리가 있건만 그것을 모르고들 있다.
  만약 도를 떠나서 도를 찾으면〔離道別覓道〕목숨이 다하도록 찾아도 도를 보지 못하고〔終身不見道〕 항상 마음이 걱정스럽고 가슴이 답답할 것이다.

  한평생 부질없이 지내다가〔波波度一生〕,뒤늦게 뉘우치게 된다〔到頭還自懊〕.
  만약 참된 도를 보려 한다며〔欲得見眞道〕, 행하는 것이 바르면 곧 이것이 도이며〔行正卽是道〕도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여러분들은 하루의 일이 끝나면 잠자리에 들기 전에 내가 오늘 무엇을 하였는가. 바른 마음으로 일을 했나 삿된 마음으로 일을 했나 하고 자기 마음을 한 번 반성해 봐서 삿됨이 없으면 바르게 되는 것이다. 참다운 구도자는 남의 허물을 보지 않는다. 이런 말이 있다.

  제석천왕帝釋天王이 인간의 수효대로 주머니 두 개씩을 꿰매어서 하나에는 자기허물을 넣는 것이고 다른 하나에는 남의 허물을 넣게 해서 목에 걸고 자기허물도 볼 수 있고 남의 허물도 볼 수 있도록 주머니를 꿰어주었다. 주머니를 목에 걸 때 양쪽으로 걸어야 될 것을 잘못 걸어서 남의 허물이 들어가는 주머니는 앞으로 오고 자기 허물이 들어가는 주머니는 뒤로 가게 되어서 밤낮으로 앞에 걸린 남의 허물만 보게 되는 것이라고 한다.

  보배 구슬이 아무런 때가 묻지 않았듯이 내 마음자리도 그 더 없이 맑은 보주寶珠처럼 걸림이 없고 탕탕무애蕩蕩無碍해서 백천일월百千日月과 같이 밝게 빛나건만 여기에 때를 묻히니 물질에 욕심이 나서 때를 묻히고 사람에 욕심이 나서 때를 묻혀서 맑은 자리를 더럽혀 놓으니 호흡이 떨어져 죽을 때에는 어두운 기운이 그 앞을 꽉 막아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허우대는 것이다.

  그러니 한 생각 어두우면 육취六趣가 앞에 나타나고 한 생각 밝아지면 그런 것이 다 사라져서 대천세계大千世界가 텅 비워진다.

  온갖 만물이 진여의 당체요
  푸른 산 흐르는 물은 태고의 정일세
  頭頭物物眞如體
  水水山山太古情

  할 일할하고 법좌에서 내려오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