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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2-09 21:06
복은 아껴야 한다
 글쓴이 : 돌부처
조회 : 3,476  
법좌에 올라 주장자를 세 번 치고 이르시기를

  梧葉風高 
  桂枝月滿 

  오동잎에 가을바람 높으니
  계수나무 가지에 달이 둥글어

  법문은 입으로 하는 것도 있고 글로 하는 것도 있고 말과 글을 떠나서 하는 것도 있다.
  내가 오늘 일보 이보 삼사오보를 걸어서 법상에 올라 앉아 여러분을 볼 때 수십 명이 되는 사람이 모두 눈에 들어오고 또 여러분들도 나를 볼 때에 법상이 전부 눈에 들어찼다.
  目擊에 道存이라 눈과 눈이 마주치는 데 도가 있다.
  척 보면 알아야지 말 구절을 듣고 하는 것은 저 문 밖의 소식이다. 장사하는 사람들은 눈만 끔적하고 손만 들어도 서로 통한다. 서로 아는 자리에는 손만 들어도 통하는 것이다.
  조주趙州스님에게 누가 법을 물으니 “아침 죽 먹었나?” “예 먹었습니다.” “그럼 발우鉢盂를 씻어라.” 그 말 아래 알았다.
  무어 도가 어떻다 경이 어떻다 부처님이 어떻다 그런 말을 하지 않아도 발우 씻으라는 말에 통한 것이다. 밥 먹고 밥그릇 씻어보면 거기 모든 것이 다 들어 있다. 여러 말할 게 없다.
  그러니 이 도리는 입을 열면 어긋나고 입을 열지 않으면 놓쳐버리고 열지도 닫지도 않더라도 십만 팔천 리나 어긋난다. 비유 하나 들어보자.
  과수원의 과목果木 키우는 법을 배우는데 칠판 강의를 듣거나 말과 글로써 배우더라도 자기가 직접 과수원에서 이삼십년간 과목을 키워보면 선생에게 배운 그 이상의 것을 자기도 모르게 체험을 통해서 알게 된다.
  이러한 것을 자기 자식이 제일 가까우니 자식에게 가르친다. 자식에게 가르친다지만 도저히 말로써 가르칠 수 없는 묘한 이치가 있다.
  또 말로써 설명 해주더라도 듣는 사람이 그 경지에 이르지 못하였으면 무슨 말인지 잘 알아듣지 못하는 것이다.
  부처님의 정법안장政法眼藏의 오묘한 진리는 말로써 표현할 수 없고 글로써 보일 수 없다. 어느 정도는 말과 글로 이야기하여 줄 수 있지만 그 경지에 들어가지 못하면 무슨 소린지 모른다.
  우리 수행하는 이들은 수행하는 것을 매일 점검해야 하고 또 세속에 사는 이들은 어릴 때 부모님 밑에서 살 때에는 몰랐는데 장가가고 시집가서 보니 걱정되지 않는 일이 없다.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아픈 일들을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절에 다니며 법문도 듣고 부처님께 신심 있게 하였는데도 이렇게 걱정스럽게 살아가는가, 내가 정말 옳게 불교를 믿는 것인가, 수행을 옳게 하는 것인가, 이렇게 살다가 다시 태어날 때 인간에 나든지 어디에고 좋은 데 태어나겠는가, 부처님 세계에 갈만하나 천상 세계에 갈만하나 회계를 대봐야 한다.
  모든 근심과 걱정을 살펴보면 모두 물질 아니면 사람의 걱정이니 불교를 믿는 이들은 부처님의 그 초월한 정신에 계합되어 수심 걱정 보따리를 확 털어버리고 사바세계를 무대로 삼고 멋들어지게 살아야 한다.
  여러분들이 오늘부터 회계를 대기를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후에 무슨 보람된 일을 하였는가, 이 소소령령昭昭靈靈한 자성自性자리에 무슨 이익이 될 만한 수양을 쌓았는가, 또 남에게 착한 일을 하여 사회에 헌신한 일이 얼마나 되는가, 그런 보살행을 생각이라도 해 보았는가. 이것을 전부 기록해봐서 부끄러우면 불교를 신봉하는 불자로서의 생활을 다시 시작해서 뒷날 다시 기록해 볼 때 부끄럽지 않도록 해야겠다.
  일본 선종禪宗의 조동종曹洞宗 시조始祖 도원선사道元禪師는 중국 천동정각선사天童正覺禪師에게서 법을 이은 분인데 조원 선사의 수제자首弟子 되는 스님이 그 당시 전좌典座라는 소임을 보고 있을 때의 일이였다.
  어느 수좌首座가 보니까 매일 밤 자정쯤 되면 무엇을 끓여서 혼자서 먹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 수좌가 조실祖室스님인 도원스님께 이 일을 말하자 조실 스님이 자정 때쯤 돼서 살펴보니 사실인지라 “무엇을 만들어서 너 혼자 먹느냐, 나도 좀 주려무나.”하니까 한사코 안 된다고 하는 것을 세 번째 밤에는 조금 주는 것을 도원 스님이 먹어보니 고약한 냄새가 나고 도저히 먹지 못할 음식이라서 그 제자에게 「“대체 이것이 무엇이냐.”고 하니까 “이것은 수채 구멍에 누른 밥 찌꺼기와 밥 남은 것을 공양주들이 마구 버리기에 아까와서 버릴 수는 없고 이것을 먹기 위하여 다른 스님들이 잠든 자정에 비밀히 끓여 먹는 것입니다. ” 조실 스님이 감격하여 말하기를 “흘러가는 물이라도 쓸데없이 함부로 쓰지 말고 무슨 물질이든 함부로 쓰지 않도록 해야겠다.”라고 하였다. 이 일이 우리 일상에 매우 경계될만한 일이다.
  그래서 선문의 규범에 이르기를 한 낱의 쌀이 땅에 떨어졌으면 나의 살점이 떨어진 거와 같이 생각하고 한 방울의 간장이 땅에 떨어지면 나의 핏방울이 떨어진 듯이 생각하라고 하였다.


  빛을 보고 소리를 구함에 걸림이 없어
  온갖 꽃, 그늘 속에 원앙새 수를 놓네
  금바늘을 얻은 뒤로는
  옷깃에 그득한 향기 뿐이네.
 
  色見聲求也無妨
  百華影裡繡鴛鴦 
  自從識得金針後 
  一任風吹滿袖香 

  할 일할하고 법좌에서 내려오시다.

돌부처 12-02-09 21:08
 
힘든 때 일수록  수행의 중요함을 느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