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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5-10 09:16
어린이의 가정교육
 글쓴이 : 돌부처
조회 : 1,025  
법좌에 올라 양구良久하고 이르시기를




조리는 유루법有漏法이요

나무바가지는 무루법無漏法이네

뜰에는 모란이 희고

난간 옆엔 함박꽃이 붉도다

有漏笊籬 

無漏木杓 

庭白牧丹 

檻紅芍藥 







  부처님 정법正法의 깊은 뜻은 영산 당시靈山當時로부터 소림少林에 전래하여 천하총림天下叢林에 분지포엽分枝布葉되었으나 영산과 소림이 생기기 이전에도 묘결妙訣이 현로상존現露常存하였다.

  이 도리는 글로써 보일 수 없으며 말로써 표현하기 어렵다. 유언유설有言有說이 전부 속된 말이며 무언무설無言無說이라도 수행납자修行衲子의 행리처行履處가 아니다.

  이 영축산이여 만고에 의연하여 봄이 오면 온갖 꽃이 곱게 피어 향성香聲을 토하고 여름이 오면 녹음방초가 짙어 온갖 것이 청록이요 가을이 오면 만산풍엽滿山楓葉이 꽃과 같아 오색이 영롱하고 겨울이 오면 태허공에 백설이 분분하여 삼라만상을 장엄하고 푸른 하늘엔 밝은 달이 오고 가니 이런 시절이여 이것이 만고풍류萬古風流의 소식이요 이것이 무정설법無情說法의 도리로다.




  오늘 결제일結制日 상당법문上堂法門을 하려 하는데 결제가 결제가 아니라 이 이름이 결제요 상당법문도 또한 그렇다.

  어찌 말로써 이 법을 들어 보일 수 있겠는가. 그러나 격식에 뛰어난 대장부는 종횡무진으로 말하여도 무방한 것이다. 말하고 하지 않음에 무슨 걸림이 있겠는가.




  예전 고려 때 도봉산에 혜거국사慧炬國師라는 분이 계셨다. 하루는 대궐에서 청법請法이 있어서 상당上堂하여 위봉루威鳳樓를 가리키며

  “위봉루가 모든 상좌上座들을 위하여 거량擧揚하여 마쳤다. 도리어 이것을 알겠는가, 만약 알았다면 무엇을 알았으며 알지 못했다면 어째서 위봉루도 모른단 말인가. 안녕.”




  그러니 어째서 위봉루도 모른단 말인가. 그 매일 보는 눈앞의 위봉루를 말이다. 그 말이 재미있는 말이다. 그러나 설사 위봉루를 잘 알았다 하더라도 매유한賣油漢을 면치 못하나니 그러면 필경 어떠한가. 내가 소분小分의 소식을 통해 주리라.




  영축산이 깊으니 구름 그림자가 차고

  낙동강이 너르니 물빛이 푸르구나

  靈鷲山深雪影冷

  洛東江濶水光靑




  누구나 분에 맞는 생활을 해야 하며 검소하고 부지런하고 주어진 복이라도 아끼는 생활을 해야 한다. 지금으로부터 약 300여년 전에 있었던 일이다. 일본 임제종臨濟宗파에 관산선사關山禪師는 일대국사一代國師로서 복을 아껴 음덕을 쌓으면서 수좌(首座)들을 대접하며 매일 밭에 나가 김매며 도랑의 풀을 뽑는 등 곤궁한 생활을 하였는데 그 당시 몽창선사夢窓禪師라는 분은 칠대국사七代國師로서 매일 가마나 타고 다니며 호사스러운 생활을 하였다.  하루는 몽창국사가 관산국사의 김매는데 서로 만나게 되어 관산이 이웃 마을 떡집에서 찹쌀떡 일곱 개를 사다가 몽창에게 대접하니 돌아다니다가 시장하던지 맛이 좋다고 하며 모두 먹어 버리니 관산이 이를 보고 “후데아손後代兒孫은 무엇을 먹으란 말이오.”하자 몽창이 자기의 모든 처신을 느끼고는 예언하기를 “나의 후대아손들은 관산의 아손들에게 모두 정복될 것이다.”라고 하더니 그 후 과연 그 예언과 같이 몽창의 사찰에는 모두 관산의 제자들이 있게 되고 말았다. 그러니 자기가 조금 복이 있거나 여유가 있다고 그것이 그렇게도 허망한 유루복有漏福인 줄 모르고 거기다가 남을 멸시하고 방탕하게 살아서는 바로 금생에 그 과보를 받는 것이다.

   

  아무쪼록 겸손하고 힘이 있거든 힘껏 남에게 헌신하며 복을 아끼고 음덕을 쌓아야 한다. 누구나 방자스러움을 면하고 보람 있는 생활을 하며 자아발견自我發見의 진리를 추구하려면 이러한 교육은 어려서부터 싹이 터야하니 부모 되는 이들은 아무쪼록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본받도록 신심 있는 생활을 우선 스스로 자기 먼저 실천하고 진지한 마음가짐과 처신에 대해서 끊임없는 가정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평소에 아동兒童들에게 일러 줄 말을 간단히 들어 보자면 모든 일에 용모보다는 마음을 아름답게 가꾸라 하고 보통 때에도 단정히 앉고 단정히 앉아서 밥도 먹게 하고 밥을 먹을 때에는 감사한 생각을 갖게 해야 한다. 자연계의 천지일월天地日月과 우로雨露의 은공, 그리고 무더운 여름에 농부의 땀 흘린 노력이 있는 줄 알게 해 주어야 한다.




  항상 명랑하고 쾌활하고 몸을 고요히 하고 얼굴을 찌푸리지 못하게 하며 부드럽고 착하며 어질고 순하고 온화하되 일에 대해서 정의감을 가지고 나아갈 때에는 서릿발 같이 냉정한 과단성을 갖도록 해야 한다.




  다니거나 앉고 눕고 할 때에 몸을 마구 흔들거나 손짓 발짓을 하지 않게 하며 발가락 사이를 후비거나 입을 크게 벌려 하품하거나 다리를 꼬아서 앉지 않게 하며 밥 먹을 때 이리저리 돌아보며 장난치지 못하게 하며 침이 튀도록 떠들거나 훌쩍거리거나 젓가락으로 이빨을 후비거나 수저에 밥풀을 묻혀서 다른 국물을 떠먹거나 또는 먹던 밥이나 국물을 남기지 말게 하며 여럿이 먹는 식탁에서 맛있는 것을 자기 앞으로 끌어당겨 놓거나 맛있는 것만 가려 먹거나 밥을 뒤로 파먹거나 비어 먹거나 또는 밥을 다 먹고 난 뒤에 숭늉을 마셔서 입 안에 훌렁거려 소리를 내게 해서는 안 된다.




  말을 너무 큰 소리로 시끄럽게 하거나 너무 작게 무슨 비밀스런 귀엣말 하듯이 하게 해서도 안 된다. 문화 수준이 낮을수록 말소리가 시끄럽다하니 생각해볼 일이다. 그리고 웃을 때에 입을 크게 벌리고 웃거나 요란하게 해서도 안 된다. 걸음걸이도 뒤를 흘끔거리며 돌아보게 하지 말며 활갯짓을 하며 걷게 하지 말며 급한 일도 없는데 뛰어가게 하지 말며 손발을 항상 청결하게 하도록 해야 한다.




  무슨 물건이든 쓰고 나면 반드시 제자리에 가져다 두는 습관을 기르도록 하며 약속 시간, 공부 시간, 집회 시간을 철저하게 준수하도록 하며 변소에 가는 일도 반드시 기상과 동시에 가도록 하며 침 뱉지 말고 낙서하지 말며 글씨가 씌어져 있는 종이는 휴지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일러주어야 한다.




  가령 흰 종이나 흰 옷감에 무슨 색깔이든지 먼저 물들이는 것이 중요한 것처럼 어릴 때의 가정교육은 정말 중요하다.




  부처님의 정법正法을 믿는 이들은 일상생활을 오로지 바르고 밝은 가운데서 해야 하나니 생각도 바르게 하고 앉고 서고 오고 가는 모든 것을 바르게 해야 한다.




빛과 소리 원래 제자리가 있거늘

색체色體를 가져 소리를 삼으려 하지 말아라

꾀꼬리 버드나무 위에서 울고

이로부터 영광이 어디든지 빛남을 믿겠네

聲色元來安本位 

莫將色體以爲聲 

鶯啼柳上花開笑 

始信靈光處處明




할 한 번 하고 법좌에서 내려오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