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수좌가 화두가 일념이 됐을 때 문득 경계가 와 닿는 것을 느는 수가 있습니다. ‘경계가 와 닿는다.’ 무슨 말인지 아세요?

예컨대 산을 보면 보통 때 산은 나하고 상관이 없잖아요. 저 밖에 있는 산이여. 내하고 상관없이 밖에 있는 것이 산이란 말이여. 그런데 그게 밖에 있는 거로 느껴지지가 안 해요. 문득 그게 내 마음을 와서 쳐요. 마음을 친 다기 보다 그게 보면 문득 바로 내 마음이에요. 내 자신으로 느껴져요. 설명이 안 돼요. 설명이 안 돼. 그렇게 느끼는 거여. 그러고 보면 내가 없다는 걸 알게 돼요. 산은 저 밖에 있고 나는 이 안쪽에 있고 안과 밖이 다르다 생각했는데 이런 게 본래 없었어요. 공연한 분별일 뿐이었고. 그런 게 없어. 소리! 뭐 사람소리 새소리 소리가 들리잖아요. 그건 소리가 귀로 와서 들리는 걸로 생각을 허지요. 귀로 듣는 거 아닙니다. 소리가 보이는 거예요. 눈앞에 있어요. 그리고 그게 뭔지 아세요. 바로 마음이에요. 소리가 소리가 아니라 바로 마음이에요. 그렇게 설명이 안 돼요. 이 설명이 안 된다는 얘기. 내가 어렸을 때 꾼 꿈 얘기 하나 헐까요?

내가 어렸을 때 부처되는 꿈을 한 번 꿨는데, 여러분 그런 꿈 꿔 봤습니까? 그 때 이상하게 내가 죽었어. 꿈에 내가 죽어서 영가가 돼 가지고 보니까 상여에 내 시체를 끌고 가는데 내가 그걸 따라 가는 거여. 한 10미터쯤이나 이렇게 떠가지고 내 시체를 따라간다 싶게 가는데 가다가 어느 법당 안으로 들어갔어요. 법당 안으로 들어가 보니까 어느 탁자 안에 아주 번쩍번쩍 빛나는 보살상이 있는데 느낌에 문수보살상文殊菩薩想이라. 그리고 그냥 그 보살상을 참 거룩하다하고 보고 있는데 그냥 가만히 그렇게 보고 합장이나 하고 돌아섰어야 되는데 무슨 생각이 문득 드는고 하면 ‘내가 절로 들어가면 문수보살이 되겠다.’ 보살이 되겠다는 생각이 문득 드는 거여. 그렇게 하고는 그런 생각을 하니까 내가 그 보살 있는 데로 쓱 다가가고 하나가 돼. 문득 보니까 내가 그 안에 들어가 있는 거예요. 처음에 그게 좀 적어요. 그러니까 탁자위에 있는 불상이 조금 등신체 보다 적게 느껴졌던가 봐요. 그게 남아서 들어가니까 좀 적은 느낌이 들었는지 좀 갑갑하고 그래 몸을 몇 번 움직이니까 괜찮아요. 보니까 누렇게 내가 부처가 돼 있어요. 떡 앉아 있는데 우리 모친이 내가 중 돼서 얼마 안 된 일이니까 오래되면 모친이 꿈에 안 보여요. 모친이 들어오는 거여. 부처님인줄 알고 내한테 절을 해요. 아 난 부처니까 앉아서 받아야지 하고 어머니가 절하는 걸 받었어요. 조금 있으니까 아주 장엄한 천상 사람들 천왕 같은 이들 우리 사천왕 탱화 같은데 보이잖아요. 그런 관을 쓰고 빛나는 옷을 입은 이들이 몇 사람 들어와요. 그래 나는 부처니까 가만있었지 그이들이 와서 또 절을 해요. 내가 아 여까지만 꿈얘길했는데 그러다 깼어요. 그러니까 더 할 말도 없는데~

그런데 어 자기가 금빛 나는 모습이라는 것을 그걸 어떻게 자기라 생각하겠느냐? 설명이 안 돼요. 그런데 그렇게 자기가 느껴지고 보면 자긴데 꿈이지만은 그렇게 돼요. 저 장자 얘길 보면 장자가 꿈에 나비를 꿨는데 바다 위로 훨훨 나는 나비 꿈을 꿨는데 기가 나비 모습이었다 하는 얘기 여러분 들어 봤죠. 제물론에 나오는 유명한 얘기죠. 그러니까 이렇게 이건 설명이 안 돼요. 직관적으로 느끼는 거지. 이와 같이 산이나 들이나 사람이나 모두가 자기 자신으로 느껴지는 거예요. 이렇게 일체를 자기 자신으로 느껴질 때에 일체감이 생겼을 때에 이때부터가 보살심 보살행이 가능한 것입니다.

우리가 애들 키워 봤으니까 알지만은 어린 아이를 사랑하고 어린아이를 위해서 허는 일은 몸이 힘들어도 괜찮아요. 그거는 왜 그렇습니까? 어린애를 남으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죠. 어린애와 자기를 하나로 생각하고 어떻게 보면 하나 이상이죠. 그러니까 거기에는 애를 위해서 희생 한다 봉사한다는 생각 없죠. 애한테 젖을 물리면서 나는 애를 위해서 봉사하고 있어 희생하고 있어 이런 생각합니까? 그런 생각 안 하잖아요. 그거는 자기 자신을 끼는 거예요. 그래서 나는 이 기독교 사상이 여러 가지로 좋은 점이 많지만은 일에 우리 미래에 우리 인류사회에 진정한 평화를 가져오게 할려는 바탕이 되는 사상으로는 적합하지 못하다 그런 생각을 합니다. 왜냐면 기독교 사상은 사랑을 어디에 근거하고 있냐면 형제애에 바탕을 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창조한 같이 창조한 우리는 같은 형제라. 그러니깐 사랑해야 한다는 거라. 그런데 형제라는 것은 각각 자기는 자기 개체가 있는 겁니다. 그래서 형제도 물론 사랑하지만은 싸우기도 하고 심하면은 아주 심하게도 싸웁니다. 죽이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남을 위해서 진장한 사랑이 이루어질라면 내가 없어져야 돼. 어머니가 아이를 안았을 때에 느끼는 것처럼 여기에 나와 너의 구분이 없거든요.

무아사상無我思想. 무아에 대한 깨달음이 일체 하나라는 이런 깨달음이 바탕이 되지 아니하면 보살이 진정한 대자대비원행은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불교이상인 보살행을 여러분이 염원하고 보살행을 이루고자 한다면 먼저 여러분이 깨달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 깨달음의 기본은 그렇게 어려운 고원한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이 화두든지 무엇이든지 들고서 정말 열심히 이렇게 정진을 하시다 보면 불교의 깨달음이 아니라도 이 세계가 둘이 아니라는 너와 나가 정말 둘이 아니라는 그런 깨달음을 이룰 수 있습니다. 적어도 이런 깨달음을 체험했을 때 남을 위한 헌신이 진정한 헌신이 가능해집니다. 보살의 삶이 가능해집니다. 우리 모두 보살을 위해서 보살의 원행을 위해서 아! 뭐라 해야 되나요. 아! 기도합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