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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5-25 22:54

통도사 극락암 고원명정스님의 신심명 강좌를 올립니다.

글쓴이 : 원오사

〔제1장 1~5〕

聞夫少林不立文字直指之道方二傳而至璨大師師作信心銘五百八十四字得非遽變乃祖之風而爲文字流布耶或謂不然是欲顯示其直指之道 ㅤㅌㅠㅌ後之學者具正信而破邪惑也謂信者何信其廣大心體與諸佛平等無間必欲其自信而入不假修證一入信位決定不退轉也故此銘與不立文字說竝驅於千古之下而不相悖者益信大師立言之至荷法之誠也嗟今學者膠於義解不能廓悟神心洞見源底以資正信返以是銘爲引證談柄之張本其金屑入眼之喩不能無及於吾大師也余因繫影于舟凡兩句下申之以語偈不敢炫耀見聞仰攀勝軌誠欲闢義解顯正悟曉同志勵自己也其有傍不甘者則余罪過當何以釋諸故以信心銘闢義解標其名焉

들으니, 소림(少林)1)의 문자(文字)를 세우지 않고 바로 사람의 마음을 가리키는 도를 두 번 전하여 찬대사(璨大師)에 이르렀다. 대사께서는 〈신심명信心銘〉 584자(字)를 지었다.
이것은 조사(祖師)의 가풍(家風)이 갑자기 변하여 문자로 유포한 것인가, 그렇지 않다. 이것은 바로 사람의 마음을 가리키는 도를 나타내 보여서 뒤에 배우는 이들로 하여금 정신(正信)을 갖추게 하여 삿됨을 파하게 하려는 것이다.
이른바 신(信)이란 무엇인가. 그 광대한 심체(心體)가 모든 부처님과 더불어 평등하여 거리가 없음을 믿음이라, 반드시 스스로 믿어서는 수증(修證)을 빌릴 필요가 없는 데에 들어가며 한 번 신위(信位)에 들어가면 결정코 물러서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명(銘)은 문자를 세우지 않는다는 설(說)과 함께 천만년 지나더라도 서로 어긋나지 않을 것이다. 더욱 대사의 말씀이 지극함과, 법을 짊어지는 성의를 믿겠다.
아아, 요즘 배우는 이들은 의리(義理)로 따지는 데만 집착하여 마음을 확실히 깨달아 근본을 훤칠히 뚫어 바른 믿음을 가지는 데에 이바지하지 못하고 오히려 이 명(銘)을 인용해 가며 허튼 이야기꺼리의 정본을 삼으니 그것은 마치 금가루를 눈에 넣는 비유2)처럼 우리 대사의 경지에는 미칠 수 없는 것이다.
내가 그림자를 배에다 맴을 인해서3) 두 구절4) 밑에 말과 게송으로 편 것은 감히 견문을 자랑해서 뛰어난 궤범을 우러러 표현하려는 것이 아니라, 진실로 벽(闢)·의해(義解)로써 바른 깨달음을 밝혀 뜻을 함께한 이들을 깨우쳐 주고 나 스스로를 격려하려 함이라. 곁에서 달갑게 여기지 않는 이가 있다면 이것은 나의 잘못이 당연함이니, 왜 그런가 하면 해석을 붙이는 이것 때문에 그런 것이다. 그러므로 〈신심명 벽·의해信心銘闢義解〉란 이름을 붙인 것이다.

【註】 1) 소림(少林). 중국 하남성 하남부 등봉현의 서북쪽 숭산의 별봉(別峯)인 소실산의 북편 기슭에 있는 절. 달마대사의 면벽처(面壁處)이다.
2) 금설입안지유(金屑入眼之喩). 눈에는 금가루가 비록 좋기는 하나 넣으면 병이 되듯이 현지(玄旨)를 파악하지 못하고 신심명(信心銘)을 논하는 도로(徒勞)를 나무란 말.
3) 배에서 생활하며 이것을 저술한 이야기.
4) 본주(本註)를 2구(句) 밑에 달음을 말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