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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7-10 00:03

但莫憎愛 단막증애 통연명백

글쓴이 : 원오사

2. 但莫憎愛 단막증애
洞然明白 통연명백

다만 증애(憎愛)만 없으면
훤칠하게 명백하리라

直非松曲非棘通非虛空塞非牆壁無孔鐵鎚當面擲直還松曲還棘通還虛空塞還牆壁依然野水連天碧昨夜南海波斯捉著西天正賊得到天明點火看却是東村王大伯

곧은 것은 소나무가 아니고 굽은 것은 가시나무가 아니며, 통한 것은 허공이 아니며 막힌 것은 담벽이 아니더니, 구멍 없는 쇠뭉치를 면전에 던지자 곧은 것은 다시 소나무요 굽은 것은 가시나무요 통하는 것은 허공이요, 막힌 것은 담벽이라 여전히 들물은 하늘에 닿아서 푸르구나. 어젯밤 남해 파사(波斯)1)에서 서쪽 나라 도둑을 잡아서 날이 새기를 기다리다가 불을 밝혀 보니 동촌의 왕대감이더라.

【註】 1) 파사(波斯)는 페르시아이며, 서쪽 나라 도둑과 동촌의 왕대감은 이 모두 격외(格外)의 선지(禪旨)를 표현한 것이다.

祖師道但莫憎愛洞然明白義解者謂厭生死慕涅槃是憎愛捨煩惱趣菩提是憎愛 ㅤㅊㅚㅋ但於一切聖凡法中不得存毫髮欣厭之情則此心自然明白矣

조사가 이른 단막증애(但莫憎愛) 통연명백(洞然明白)을 의해자(義解者)가 말하기를, 생사를 싫어하고 열반을 사모하는 것은 증애요, 번뇌를 버리고 도(道)에 나아가는 것이 증애이니, 네가 다만 저 일체성현과 범부의 법 가운데 조금이라도 싫고 좋은 생각을 두지 않으면 이 마음이 자연히 명백해지리라.

闢曰 ㅤ 直饒ㅤ一切不欣厭坐斷主人公殊不知只箇不欣厭底已涉憎愛了也苟非親見祖師立地處與ㅤ註解當得西來意ㅤ偈曰
似地普擎天普蓋如燈俱照日俱臨
擬於明白中�坐脚下不知泥水深

벽왈(闢曰) 아서라. 가령 네가 일체 싫고 좋음이 없이 주인공을 앉아서 끊더라도 다만 그 좋고 싫어함이 없다는 그것이 벌써 증애에 섭수되어 버림을 알지 못한 것이다. 진실로 조사의 입지처를 보지 못하고서 이러한 주해(註解)로 조사가 서쪽에서 온 뜻1)을 어떻게 알겠는가. 게왈(偈曰)
땅을 널리 받들고 하늘이 널리 덮은 것과 같고
등불과 햇빛이 함께 비추어 옴과 같다
명백한 곳에 주저앉으려 하면서
발밑에 진흙물2)이 깊은 줄은 모르는구나

【註】 1) 서래의(西來意). 선종의 초조(初祖) 달마가 전한 불법의 의취(意趣)란 뜻. 곧 불법의 가장 적실한 뜻.
2) 진흙물. 허물을 말함이니 그릇된 견해를 가리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