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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4-02 22:00

육조단경에 나오는 게송들

글쓴이 : 원오사

◐ 1. 신수는 생각하기를, <차라리 저 복도에 이것을 써 붙여 화상께서 지나시다가 보도록 하는 것이 낫겠다. 만약 좋다고 하시면 곧 나가서 예배드리고 제가 지은 것이라고 하고, 만약 덜 되었다 하시면 산중에서 헛되이 수년간을 남의 공경만 받았을 뿐 무슨 도를 닦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하고 그날 밤 삼경에 아무도 모르게 등불을 밝혀 들고 남쪽 복도 벽 사이에 게송을 써 놓아 마음의 소견을 나타내었다.

몸은 깨달음의 나무요 身是菩提樹

마음은 밝은 거울바탕일세 心如明鏡台

때때로 털고 부지런히 닦아서 時時勤拂拭

먼지 끼거나 때묻지 않도록 하세 勿使惹塵埃.

◐ 2. 혜능의 게송.

깨달음에 본래 나무가 없고 菩提本無樹

밝은 거울 또한 틀이 아닐세 明鏡亦非臺

본래 한물건도 없는데 本來無一物

어느 곳에서 먼지끼고 때가 일까? 何處惹塵埃

◐ 3. 오조께서는 혜능이 성품을 깨달았음을 아시고 곧 대장부·인천의 스승·부처님이라고 이름하셨다. 삼경에 법을 받으니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었다.
그리하여 돈교(頓敎)와 가사와 발우를 전하시면서 말씀하셨다.
― 네가 이제 6대조가 되었으니 잘 보호하고 지켜서 널리 중생을 제도하여 앞으로 끊어짐이
없도록 하라. 내 게송을 들으라.

유정이 와서 씨를 뿌리니 有情來下種

땅을 인해 열매가 도리어 나네 因地果還生

무정은 이미 씨앗 없으니 無情旣無種

성품도 없고 태어남도 없노라 無性亦無生

◐ 4. 선지식이여, 내게 무상송(無相頌)이 하나 있으니 각각 외워 가지도록 하라. 세속에 있

는 사람이나 출가한 사람이나 모두 이대로 닦을 것이니 만약 스스로 닦지 않고 오직 나의

말만 기억한다면 아무 이득이 없을 것이다.

나의 게송을 들으라.

설법에 걸림없고 마음에도 통함이여 說通及心通

해가 허공에 있음과 같네 如日處虛空

오직 견성하는 법을 전하여 唯傳見性法

삿된 가르침 쳐부수리 出世破邪宗

법에는 빠름과 늦음이 없지만 法卽無頓漸

미혹하고 깨달음이 더디고 빨라 迷悟有遲疾

다만 이 견성하는 문을 只此見性門

어리석은 사람들은 알지 못하네 愚人不可悉

말하자면 만가지로 벌어지지만 說卽雖萬般

이치는 모두 하나로 돌아 가네 合理還歸一

번뇌로 가득찬 어두운 방에 煩惱暗宅中

항상 지혜의 빛을 밝히라 常須生慧日

삿됨이 오면 번뇌가 일고 邪來煩惱至

올바름이 오면 번뇌가 사라지리니 正來煩惱除

삿됨과 올바름을 모두 안쓰면 邪正俱不用

청정하여 무여에 이르게 되리 淸淨至無餘

보리는 본래로 이 자성이니 菩提本自性

마음을 일으키면 이것이 망령 起心卽是妄

청정한 마음 망념 속에 있나니 淨心在妄中

마음만 바르면 세 장애 없으리 但正無三障

세상 사람들 만약 도를 닦으면 世人若修道

모든 것 다 방해되지 않고 一切盡不妨

항상 스스로 자기의 잘못을 보면 常自見己過

도와 더불어 서로 맞는 것을 與道卽相當

모든 것은 저마다 길이 있고 色類自有道

서로 방해하여 괴롭히지 않으니 各不相妨惱

도를 떠나 따로이 도를 찾으면 離道別覓道

목숨이 다 하도록 보지 못하네 終身不見道

한평생 허송세월 하다가 波波度一生

닥칠때 뒤늦게 뉘우치나니 到頭還自懊

참다운 도를 보고자 하는가 欲得見眞道

바른 것 행함이 도이니라 行正卽是道

만약 스스로 도심이 없으면 自若無道心

어둠 속을 감이라 도는 못보리 闇行不見道

참으로 도를 닦는 사람이라면 若眞修道人

세간의 허물을 보지 말라 不見世間過

만약 남의 허물을 보면 若見他人非

도리어 제 허물이 드러남이니 自非却是左

남만 그르고 나는 옳다 하면 他非我不非

그르다는 그것이 허물이리라 我非自有過

다만 그르게 여기는 마음을 없애고 但自却非心

번뇌의 뿌리를 뽑아 없애어 打除煩惱破

밉고 고움에 마음을 두지 않으면 憎愛不關心

두다리 쭉 펴고 편히 쉬리라 長伸兩脚臥

다른 사람을 교화하려면 欲擬化他人

모름지기 방편을 써야 하나니 自須有方便

그들의 의심을 없애어 주면 勿令彼有疑

즉시에 자성이 드러나리라 卽是自性現

불법이란 세간에 있는 것이니 佛法在世間

세간을 떠나지 않는 깨달음일세 不離世間覺

세간을 떠나서 깨달음을 구함은 離世覓菩提

마치 토끼뿔을 구함과 같네 恰如求兎角

바른 소견은 세간을 떠난 것이요 正見名出世

삿된 소견이 바로 세간이니 邪見是世間

삿됨과 올바름을 다 없애면 邪正盡打却

보리의 성품이 완연하리라 菩提性完然

이 게송이 바로 돈교이며 此頌是頓敎

이름하여 대법선이니 亦名大法船

미혹한 채 들으면 몇 겁 지나고 迷聞經累劫

깨닫기로 말하면 한 순간일세 悟則刹那間

◐ 5. ― 내가 대중들에게 무상송(無相頌)을 말하리니 다만 이를 의지하여 닦으면 항상 나와 함께 있는 것과 같겠지만, 이대로 닦지 않는다면 머리 깎고 출가한다 해도 道에 무슨 이익이

있으랴. 게송으로 이르셨다.

마음이 평등하면 왜 계 지킨다 애쓰랴 心平何勞持戒

행이 곧으면 참선해서 무엇하리 行直何用修禪

은혜로 어버이를 공양하고 恩則親養父母

의로우면 위 아래가 서로 가엾어 하며 義則上下相憐

사양하면 존·비가 화목하고 讓則尊卑和睦

참으면 천하가 미워해도 떠들 것 없으리 忍則衆惡無喧

능히 나뭇가지를 비벼 불을 켜듯 하면 若能鑽木出火

진흙에서 연꽃이 어김없이 피리라 　泥定生紅蓮

좋은 약은 입에 쓴 법 若口的是良藥

귀에 거슬리는 것이 충성된 말일세 逆耳必是忠言

허물을 고칠때 지혜 생기고 改過必生智慧

흉을 지키면 그 마음 어질지 않네 護短心內非賢

날마다 이로운 것 항상 행하라 日用常行饒益

도 이룸은 재물보시에 있지 않나니 成道非由施錢

깨달음이란 단지 마음 향해 찾는 것 菩提只向心覓

어찌 수고롭게 밖을 향해 구하는가 何勞向外求玄

설법 듣고 이대로만 닦는다면 聽說依此修行

천당이 바로 눈 앞에 있으리 天堂只在目前

◐ 6. 내게 한 무상송이 있으니 능히 외워 지니면 언하(言下)에 너희들이 오랜 겁을 두고 쌓

아온 미혹한 죄가 일시에 다 소멸케 되리라.

게송으로 이르셨다.

미혹한 이 복만 닦고 도 안닦으면서 迷人修福不修道

복 닦는 것이 곧 도라고 하네 只言修福便是道

보시하고 공양함 복은 많으나 布施供養福無邊

마음 속에 삼악은 짓고 있구나 心中三惡元來造

복 닦아 죄를 없애려 하나 擬將修福欲滅罪

복은 받아도 죄는 도리어 있네 後世得福罪還在

마음에 죄의 인연 없애려하면 但向心中除罪緣

성품 가운데 참으로 참회하여라 各自性中眞懺悔

대승의 참회 문득 깨달아 忽悟大乘眞懺悔

바른것 행하면 곧 죄 없으리 除邪行正卽無罪

도 배움에 항상 자성 관하면 學道常於自性觀

즉시에 부처님과 한무리 되리 卽與諸佛同一類

우리 조사 오로지 돈법 전함은 吾祖惟傳此頓法

견성하여 함께 되기 원함이로다 普願見性同一體

앞으로 법신을 찾고자 하면 若欲當來覓法身

모든 법상을 떠나서 마음 씻으며 離諸法相心中洗

노력하고 살피며 노닐지 마라 努力自見莫悠悠

뒷생각 끊어지면 한세상 쉬리라 後念忽絶一世休

대승을 깨달아 견성하려면 若悟大乘得見性

공경합장하여 지심으로 구하라 虔恭合掌至心求

◐ 7. ― 앞생각 나지 않음이 곧 마음이고 뒷생각 없어지지 않음이 곧 부처이며, 일체의 모습을 이루는 것이 곧 마음이요 일체의 모습을 떠남이 곧 부처이다. 만약 내가 이것을 다 말하기로 한다면 겁이 다하여도 끝이 없으리라.

나의 게송을 들어라.

마음이 지혜요 . 卽心名慧

부처가 곧 정이니 卽佛乃定

지혜와 정이 꼭 같으면 定慧等等

그 뜻이 청정하리라 意中淸淨

이 법문을 깨닫는 것은 悟此法門

닦아온 성품 때문이니 由汝習性

작용은 본래 '남이 없음'이라 用本無生

쌍으로 닦아야 옳으리라 雙修是正

법해가 언하에 대오하고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마음이 원래 부처인 것 卽心元是佛

깨닫지 못하고 스스로 굴했었네 不悟而自屈

내 이제 정혜의 원인 알아서 我知定慧因

쌍으로 닦아 모든 것 떠나리 雙修離諸物

◐ 8. 네가 설혹 외우기를 만 번에 이르러 경의 뜻을 통달했다 하더라도 그것을 훌륭한 것

으로 삼지 않으면 나와 더불어 함께 행하려니와, 네가 이제 그 일을 자부하여 도무지 허물

을 알지 못하니 나의 게송을 들어보라.

예는 본래 아만의 깃봉을 꺾는 것 禮本折慢幢

머리가 어째 땅에 닿지 않는고 頭奚不至地

<나>라는 생각 있으면 죄가 생기고 有我罪卽生

공을 잊으면 복이 한량 없으리 亡功福無比

◐ 9. 조사께서 다시 물었다.

― 네 이름이 무엇이냐?

― 법달이라 합니다.

― 네 이름이 법달이라 하니 어찌 그리 일찌기 법을 통달했느냐?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너의 이름이 법달인가 汝今名法達

부지런히 외워 쉬지 못하니 勤誦未休歇

공연히 외우면 소리만 쫒고 空誦但循聲

마음을 밝히면 보살이니라 明心號菩薩

네가 이제 인연 있으니 汝今有緣故

내 이제 너를 위해 말하리라 吾今爲汝說

'부처는 말없음'을 믿기만 하면 但信佛無言

연꽃이 입에서 피어나리라 蓮華從口發

◐ 10. ― 경전에 어떤 허물이 있기에 네가 외우는 것을 꺼리겠는가.

다만 미혹함과 깨달음이 사람에게 있고 손해되고 이익됨이 스스로에 달렸으니, 입으로 외우

고 마음으로 행하면 이것이 경을 굴리는 것이지만, 입으로만 외우고 마음으로는 행치 못한

다면 곧 이것은 경에게 굴림을 받는 것이니라.

나의 게송을 들으라.

마음이 어지러우면 법화에 굴리우고 心迷法華轉

마음을 깨달으면 법화를 굴리네 心悟轉法華

오래 읽어도 밝히지 못하면 誦經久不明

경의 뜻과 원수 되리라 與義作讐家

무념으로 외우면 이것이 바름이요 無念念卽正

유념으로 외우면 삿됨을 이룸이니 有念念成邪

유·무를 모두 따지지 않으면 有無俱不計

흰 소수레 타고서 길이 놀리라 長御白牛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