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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4-02 22:03

육조단경속 게송들

글쓴이 : 원오사

◐ 15. 조사께서 말씀하셨다.

― 그 분의 말씀에 오히려 보고 아는 것이 남아 있기 때문에 너로 하여금 깨닫지 못하게 한

것이다.

내가 이제 너에게 한 게송을 보이리라.

한 법도 볼 것이 없다는 무견을 두는가 不見一法存無見

뜬 구름 해를 덮음과 같구나 大似浮雲遮日面

한 법도 알 것이 없다는 공지를 두는가 不知一法守空知

오히려 허공에 번개침과 같도다 還如太虛生閃電

이런 생각 잠시라도 일어나면 此之知見瞥然興

잘못 안 것이요 어찌 방편인줄 알리오 錯認何曾解方便

한생각에 스스로 자기 잘못을 알면 汝當一念自知非

자기의 신령한 광명 언제나 드러나리 自己靈光常顯現

◐ 16. 지상이 게송을 다 듣고 마음이 활짝 열려 게송으로 아뢰었다.

무단히 지견을 일으켜서 無端起知見

모습에 집착해 깨달음을 구하였네 着相求菩提

한 생각 깨달았다는 마음 두며는 情存一念悟

미혹했던 옛날보다 무엇이 나으리 寧越昔時迷

깨달음의 본원체 이 자성이 自性覺源體

비추임에 따라서 흘러 다니니 隨照枉遷流

조사의 방에 들지 못하였다면 不入祖師室

망연히 양극단에서 헤매었으리 茫然趣兩頭

◐ 17. 너는 이제 마땅히 알라. 부처님은 미혹한 모든 사람들이 오온(五蘊)의 얽힘을 자기 참모습으로 알고, 일체법을 분별하여 바깥 경계의 모양으로 삼아서 삶을 좋아하고 죽음을 싫어하여 생각생각에 흘러 다니면서 이것이 모두 꿈이요, 환상이요, 허무한 것이요, 거짓임을모르고 부질없이 윤회를 받아서 항상하고 즐거움〔常樂]인 <열반>을 오히려 괴로움으로

삼아 종일 밖으로 달리어 구하니, 부처님께서 이것을 불쌍히 여기시고 이에 열반의 참 즐

거움을 보이셨나니 찰나에도 생겨나는 모습이 없고, 찰나에도 없어지는 모습이 없어서 다시

생멸을 없이 할것도 없는 이것이 곧 적멸이 드러난 것이니라. 앞에 나타날 때에도 또한 앞

에나타난다는 헤아림도 없는 것을 <항상하고 즐거움>이라 하느니라.

이 즐거움은 받는 자도 없고 또한 받지 않는 자도 없는데 어찌 한 본체에 다섯 가지 작용이

라는 이름이 있으며, 하물며 열반이 모든 법을 구속하여 길이 나지 않게 한다고 말할 수 있

겠는가. 이는 부처님을 비방하고 법을 헐뜯는 것이다.

나의 게송을 들으라.

위없는 대열반이여 無上大涅槃

둥글고 밝아 항상 비치거늘 圓明常寂照

범부는 죽는다 말하고 凡愚謂之死

외도는 단멸이라 집착하며 外道執爲斷

이승 구하는 모든 사람들은 諸求二乘人

<무작 >이라 말하지마는 目以爲無作

모두 다 생각으로 헤아리는 것 盡屬情所計

육십이견의 근본일세 六十二見本

망령되게 세운 헛된 이름 妄立虛假名

어찌 진실한 뜻이라 하랴 何爲眞實義

헤아림을 초월한 사람이라야 唯有過量人

통달하여 얻고 버림이 없어 通達無取捨

오온법과 以知五蘊法

오온법 가운데 나와 及以蘊中我

밖으로 나타난 모든 색상과 外現衆色象

하나 하나의 음성의 모습이 一一音聲相

평등하여 몽환과 같음을 알아 平等如夢幻

범부니 성인이니 하는 견해 내지 않고 不起凡聖見

열반이란 생각도 짓지 않으며 不作涅槃解

이변과 삼제가 모두 끊어져 二邊三際斷

모든 근에 응하여 항상 쓰지만 常應諸根用

쓴다는 생각도 일으키지 않네 而不起用想

일체의 모든 법 분별하지만 分別一切法

분별 한다는 생각이 도무지 없고 不起分別想

겁화가 바다 밑을 태우고 劫火燒海底

바람 불어 산끼리 부딪쳐도 風鼓山相擊

참되고 항상한 적멸의 즐거움 眞常寂滅樂

열반의 모습이 이러하니라 涅槃相如是

나 이제 굳이 말을하여 吾今强言說

너로 하여금 그릇된 견해 버리게 하노니 令汝捨邪見

네가 말을 따라 알음알이 내지 않으면 汝勿隨言解

조금 알았다 허락하리라 許汝知少分

지도가 게송을 듣고 크게 깨쳐서 뛸듯이 기뻐하며 절하고 물러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