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와만남 > 육조단경 > 육조단경속 게송들

::: 원오사 :::

홈으로 로그인 회원가입 사이트맵 관리자

작성일 : 11-04-02 22:04

육조단경속 게송들

글쓴이 : 원오사

◐ 23. 법의 성품에는 본래 생멸과 거래(去來)가 없으니 너희들은 다 앉으라. 내가 너희들에게 한 게송을 주리니 그 이름은 <진가동정의 게 眞假動靜偈>라, 너희들이 이 게를 외워 지니면 나의 뜻과 같아질 것이니 이에 의지하여 수행하면 종지를 잃지 않으리라.

모든 대중들이 예를 올리고 게송을 설해 주시기를 청하였다. 게송으로 이르셨다.

일체법에 참다움 없으니 一切無有眞

<참>이라고 보지 말라 不以見於眞

만약 <참>이라고 보는 자는 若見於眞者

그 소견 참되지 못하리 是見盡非眞

스스로 참다움 있다면 若能自有眞

거짓을 여윔이 곧 마음이 참다움이니 離假卽心眞

마음은 거짓을 떠나지 않으므로 自心不離假

<참>이 없거늘 어느 곳이 참이랴 無眞何處眞

유정은 움직일 줄 알고 有情卽解動

무정은 움직이지 않으니 無情卽不動

움직이지 않음을 닦는다 하면 若修不動行

무정의 움직이지 않음과 같으리라 同無情不動

참으로 움직이지 않음을 본다면 若覓眞不動

움직임 그 위에 움직이지 않음이니 動上有不動

움직이지 않음이 <부동>이라면 不動是不動

무정은 부처될 종자도 없으리 無情無佛種

모든 모습 잘 분별하되 能善分別相

제일의에 있어서는 움직임이 없나니 第一義不動

이같이 소견 지으면 但作如此見

이것이 진여의 작용이니라 卽是眞如用

도 배우는 자에게 알리노니 報諸學道人

힘쓰고 모름지기 뜻을 두라 努力須用意

대승의 문 가운데 莫於大乘門

생사의 지혜를 두지 말라 却執生死智

만약 말끝에 서로 맞으면 若言下相應

함께 부처의 뜻 논하려니와 卽共論佛義

만약 실답게 상응치 못하였다면 若實不相應

합장하여 환희케 하리라 合掌令歡喜

이 종은 본래 다툼이 없는 것 此宗本無諍

다투면 도의 뜻 잃어 버리고 諍卽失道義

거스름 집착하여 법문을 다투면 執逆諍法門

자성이 생사에 빠짐이로다 自性入生死

그때에 문도들이 게송을 설하심을 듣고 모두 다 절하였고, 아울러 조사의 뜻을 체득하여 각

자 마음을 거두어 법다이 수행하였으며 다시는 감히 다투지 않았다.

◐ 24 대사께서 세상에 오래 계시지 않으실 것을 알고 법해상좌가 재배하고 여쭈었다.

― 화상께서 입멸하신 후에 가사와 법을 마땅히 누구에게 부촉하시겠습니까?

― 내가 대범사에서 설법한 이래 지금에 이르도록 설법한 것을 기록한 것이 흘러다니니 너

희들은 수호하고 번갈아 서로 전수하여 모든 중생을 제도하되 다만 이 말대로만 하면 그 이

름이 정법이니라.

이제 너희들을 위하여 법을 설하고 그 가사는 전하지 않는 것은, 너희들의 신근(信根)이 무

르익어서 결정코 의심이 없으며 큰일을 감당할만 하기 때문이고, 그리고 달마대사께서 부촉

하신 게송의 뜻에 의거하여도 가사는 전하지 않는 것이 옳으리라.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내가 본래 이 땅에 온 것은 吾本來玆土

법을 전하고 미혹한 중생 구함이라 傳法救迷情

한꽃에 다섯 잎 피어 一花開五葉

열매가 저절로 이루리라 結果自然成

◐ 25 내가 이제 법을 설하는 것은 비가 대지를 두루 젖게함과 같고, 너희들의 불성은 모든

종자가 비를 만나 적셔져서 싹이 트고 자라남과 같느니라. 나의 뜻을 이어 받은 자는 결정

코 깨달음을 얻을 것이요, 나의 행대로 하는 자는 반드시 신묘한 과보를 증득하리라.

나의 게송을 들으라.

마음의 땅이 온갖 종자를 머금어서 心地含諸種

비 잘 내리면 싹이 트리라 普雨悉皆萌

문득 깨달아 화정이 다하면 頓悟花情已

깨달음의 열매 저절로 이루리 菩提果自成

조사께서 게를 설하여 마치시고 다시 말씀하셨다.

― 법에는 둘이 없으며, 그 마음도 또한 그러하며 도는 청정하여 또한 어떠한 모습도 없나

니, 너희들은 삼가 고요함을 관하지도 말고, 그 마음을 비우려고도 하지 말라.

이 마음이 본래 깨끗해서 가히 취하고 버릴 게 없으니 각자 스스로 힘쓰고 인연 따라 가도

록 하라."